2021 . 07.26
국내 한 건설 엔지니어링 업체가 경쟁 회사들과는 차원이 다른 ICT기술개발 투자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한맥기술은 몇 년째 ICT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50여명 수준으로 시작한 이 기술개발 부서의 인원은 최근 150명을 훌쩍 넘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부서에서는 요즘 유행하는 건설 관련한 최신 ICT기술을 실제 업무에 도입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미 CAD및 BIM프로그램은 개발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어 삼안, 장헌산업 등 계열사 직원 수천명이 실무에 적용하고 있다.
한맥은 토목 설계사로 출발했지만 장헌산업 PTC, 한라산업개발 등 시공사를 설립 또는 인수하여 계열사로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한맥의 도전은 단순히 설계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을 뛰어넘어 설계-시공-유지관리까지 모두 아우르는 하나의 큰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이 시스템은 도로 설계 기능은 물론 구조 해석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서 상용 프로그램의 도움 없이도 설계가 가능하도록 계획되어 있다.
한맥 홈페이지의 기술개발센터 소개를 보면 한맥이 추구하는 이 시스템의 목표를 엿볼 수 있다. 기술개발센터 소개에는 다음과 같이 소개되어 있다.
"기술개발센터는 건설 엔지니어링 각 분야의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필요한 기술을 제공하고 있으며 핵심 설계 기술 연구 개발, 신기술ㆍ신공법 개발, 외국 선진기술 도입, 설계VE 및 설계 자동화 Software 개발 등 설계 기술 및 관리기법 지식경영체계 구축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덧붙여서
"동시에 친환경ㆍ신재생 에너지, 시설물 유지관리 및 안전진단, U-city 등의 IT기술과 결합된 융ㆍ복합화 설계 기술 등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한 미래 성장 동력 분야의 연구 개발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라는 말도 씌여있다.
물론 다른 건설 엔지니어링 회사들도 ICT에 투자를 한다. 하지만 한맥의 투자는 차원이 다르다. 다른 회사들이 기존 상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반면 한맥은 다른 상용 소프트웨어의 라이센스 없이 설계를 할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모든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있다.
그만큼 투자의 규모도 크다. 업계에서는 4~5년간 운영된 기술개발센터의 인건비만 해도 300백억 이상의 투자가 이루어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맥이 이렇게 공격적으로 ICT에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맥 관계자들은 "효울성"과 "경쟁력"확보가 목표라고 말한다.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그것을 경쟁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따라서 한맥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판매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 관계자의 말이다.
CAD,구조해석 프로그램 등 대부분의 설계용 소프트웨어 분야는 글로벌 기업들이 지배하고 있는 시장이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로 경쟁하기보다는 회사 내부에서 사용하면서 소프트웨어 비용을 줄이고 업무 효율성을 높여서 엔지니어링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한맥의 이런 전략은 지속적인 수익률 감소와 구인난 등 건설 엔지니어링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와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건설의 디지털화 정책이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정부, 발주처, 설계업계, 시공업계가 모두 스마트건설에 대해 정확한 목표와 이해 없이 갈팡질팡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한맥기술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모여지고 있다.
출처 : 기술인 이석종 기자